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술 마신 다음날의 속풀이 북엇국

Wonderful world 2018. 5. 6. 10:35

한식스토리텔링 107가지

술 마신 다음날의 속풀이

북엇국

한국의 주당들이 가장 좋아하는 해장국이자 바쁜 아침에 주부들이 가장 손쉽게 끓일 수 있는 해장국. 바로 북엇국이다. 맑고 담백한 국물은 쓰린 속을 단숨에 풀어주니 남편 입장에서도 좋고 다른 재료 필요 없이 잘 마른 북어 한 마리만 있으면 거뜬하게 끓일 수 있으니 아내 입장에서도 환영할 만한 국이다.


미운 남편 대신 방망이를 맞는 북어

북엇국을 제대로 끓이려면 통북어를 방망이로 두드려서 부드럽게 만들어야 한다. 그다음 껍질을 벗기고 뼈와 가시를 발라낸 살을 굵직하게 찢어서 물에 잠깐 불렸다가 끓인다. 술에 취한 남편을 위해 새벽에 아내가 북엇국을 끓이는 모습은 드라마에서도 종종 볼 수 있는 장면 중의 하나. 남편 대신 통북어를 방망이로 두드려가며 화풀이를 해대지만 알코올로 혹사당한 남편의 속을 시원하게 풀어주려는 아내의 진득한 사랑을 가장 확실하게 표현해주는 장면이기도 하다.


명태를 말려서 만드는 북어

명태만큼 다양한 이름으로 불리는 생선도 드물다. 갓 잡아 싱싱한 상태를 생태라고 하며, 냉동한 것은 동태라고 부른다.

한겨울 동안 얼렸다 말렸다 하기를 20회 이상 반복한 것을 황태라 하고, 소금에 절인 것을 염태라고 부른다. 다 큰 명태를 60일 정도 말린 것이 북어이고 어린 명태를 말린 것이 노가리.

꾸덕꾸덕하게 반쯤 말린 것은 따로 코다리라고 부른다.

이 가운데 해장국에 쓰는 것이 바로 북어. 요즘은 온도 차이에 의해 노랗게 살이 부풀어 오른 황태도 많이 사용한다. 북어는 다른 생선에 비해 지방 함량이 적어 맛이 산뜻하며 간에 좋은 메티오닌 같은 성분이 많아 알코올로 혹사당한 간의 숙취를 확실히 풀어준다.

북엇국은 통북어를 두드려 부드럽게 한 후 손으로 찢고 북어머리를 함께 넣어서 끓여야 깊은 맛이 우러난다.


새우젓국으로 간 맞추기

원래 북엇국은 국 간장을 조금 넣거나 소금으로 맑게 간을 해서 끓여 먹는다.

그러나 손님들이 많이 몰리는 유명 북엇국 식당에서 내놓는 비장의 무기는 바로 새우젓. 맑은 새우젓 국물을 한 숟가락 떠 넣은 북엇국은 칼칼하면서도 개운해 깔깔한 입맛을 돌려놓는 데 효과적이라는 것이 수많은 주당들의 공통된 얘기다.

새우젓과 함께 부추김치나 겉절이를 내기도 하는데 피를 맑게 하는 효과가 뛰어난 부추와 북엇국은 환상의 궁합을 자랑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