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상 최고의 호화열차 블루트레인
지상 최고의 호화열차
블루트레인
블루트레인(Blue Train)은 남아프리카공화국 1,600Km를 27시간 30분에 걸쳐 종단한다. 열차 객실에 앉아 차창 너머를 바라보면 플라멩코 군무와 긴 목을 빼고 열매를 따먹다말고 달리는 기차를 구경하는 기린, 붉은 단풍으로 물든 드넓은 포도원이 눈에 들어온다. 1박 2일 동안 잠시도 딴전을 못 피우게 만드는 풍경이다. 그리고 여기에 더해지는 승무원들의 극진한 서비스는 블루트레인이 왜 최고 기차인지를 잘 보여준다.
오직 74명을 위해 준비된 호화로운 공간
블루트레인 노선은 계절에 따라 일부 구간이 조정되나 기본 루트는 남아공화국 행정수도 프리토리아(Pretoria)에서 아프리카 최고 미항 케이프타운(Cape Town) 사이를 잇는다.추리소설의 무대가 되었던 오리엔트 익스프레스를 필두로 인도 왕립열차, 오스트리아 임페리얼열차 등 지상에서 운행되는 호화 열차는 꽤 많다. 하지만 다 같은 열차가 아니다. 남아프리카 공화국을 종단하는 블루트레인의 경우 변화무쌍한 풍광과 극진한 서비스를 경험하게 해준다는 점에서 특별하다 아니할 수 없다.
블루트레인에서 처음 제공되는 서비스는 수하물 체크와 음료이다. 승객이 음료를 마시며 휴식을 취하는 동안 종사자들은 승객의 수하물을 객실로 옮겨놓는다. 체크인
라운지에서 블루트레인까지는 블루카펫이 깔려있다. 객실을 향하여 걷다보면 마치 영화 속 주인공이 된 착각 속으로 빠져든다. 그리고 이런 기분은 블루트레인에 발을 옮겨 놓는 순간 착각이 아닌 현실이 된다.
눈부시도록 빛나는 빅토리아풍 객실, 기품과 편안함이 느껴지는 휴식 공간, 손님의 손길을 기다리는 다양한 서적을 갖춘 도서관, 고
급와인과 쿠바생산 시가가 제공되는 바까지. 그리고 무엇보다 승객을 놀랍게 하는 것은 20량으로 이루어진 기차다. 기관차 2량과 18량의 객차로 이루어진 블루트레인은 오직 74명의 승객을 위해 준비되어 있다.
블루트레인을 이용하는 탑승객은 아프리카에 거주하는 부호도 많지만 유럽과 미국에서 온 승객들이 다수를 이룬다. 블루트레인에 탑승했던 명사는 너무 많아 다 헤아릴 수조차 없다. 영국의 엘리자베스 여왕을 필두로 여러 명의 영국, 캐나다 수상과 전직 미국 대통령, 남아프리카의 국부로 추앙 받는 고인이 된 만델라, 그리고 아놀드 파마 같은 스포츠 스타까지, 세계적인 명사와 부호들이 탑승하는 열차답게 내부는 초특급호텔과 비교해 부족함이 없다.
전 객실과 부대시설은 화려한 빅토리아풍으로 장식되어 있고, 물을 마실 때 사용하는 잔부터 포크와 나이프, 그리고 음식을 담아 놓은 그릇까지 하나같이 최고 수준급으로 제공된다. 어느 것 하나 흠잡을 데 없는 블루트레인이지만 돋보이는 것은 완벽함에 가까운 서비스를 제공하는 30명의 종사자들이다. 블루트레인을 총괄적으로 운영하는 매니저를 축으로 두 명의 보조매니저와 객실을 전담하는 팀, 요리 팀, 각기 개별적인 공간에서 서비스를 제공하는 종사자들, 이들의 서비스는 탑승객으로 하여금 최고의 서비스가 어떤 것인지 눈으로 확인하고 몸으로 느끼게 해준다. 그리고 또 하나 놀라운 것은 감동서비스를 제공하는 이들의 지적 수준이 상상을 초월한다는 것이다. 그들은 영어, 독일어, 불어, 그리고 아프리카 주요 부족들의 언어까지 자유롭게 구사하며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한다.
기차여행의 새로운 지평을 연 블루트레인
세계적인 권위를 자랑하는 잡지와 TV에서 선정한 최고의 기차 블루트레인. 이 호화롭고 흥미로운 기차여행에서 놓칠 수 없는 것은 즉석에서 제공되는 특별한 서비스이다.
아름다운 지역에 이르면 기차를 멈추고 승객들로 하여금 기념 사진과 주변의 풍광을 감상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 이 경우 승객이 놀라지 않도록 기차를 정지시키기에 앞서 안내방송을 내보내는 것을 잊지 않는다.
블루트레인 여행은 단순히 기차에 몸을 의지하고 차를 마시며 편안하게 풍광을 감상하는 것에서 끝나지 않는다. 이는 중간 기착지에서 실시하는 투어서비스를 두고 하는 말이다.
블루트레인에서 제공되는 현지투어는 킴벌리(Kimberley) 다이아몬드 광산견학과 와인농장방문 등이 있다. 한때 지상 최대 다이아몬드 광산으로 명성을 떨쳤던 킴벌리 광산은 현재 고유기능을 상실하고 관광지로 활용되고 있다. 킴벌리 다이아몬드 투어는 다이아몬드 채굴부터 연마과정을 비롯하여 다이아몬드에 관한 모든 과정을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둘러보는 투어이다. 한편 포도를 수확하는 시기에 블루트레인에 탑승한다면 달리던 열차를 잠시 멈추고 농장을 배경으로 기념사진을 촬영하거나 와인을 시음하고 구입하는 서비스도 제공 받을 수 있다.
지상 최고의 호화열차 중 하나인 블루트레인의 자랑거리는 다양하다. 호화롭고 편안한 객실과 도서관에 몸을 의지하고 태초의 대자연을 감상하는 것부터 쿠바산 최고급 시가와 프랑스와 남아프리카 와인, 각종 식사와 음료, 간식, 그리고 극진한 서비스까지 무료로 제공된다. 당연히 이 모든 것은 요금에 포함되어 있지만 말이다.
남아프리카공화국 행정수도 프리토리아와 입법수도 케이프타운을 운행하는 블루트레인에 탑승한 승객이라면 십중팔구는 케이프타운에서 휴식과 여가를 즐긴다. 대자연과 환상적인 조화를 이룬 케이프타운은 아프리카를 대표하는 미항이다. 케이프타운의 상징은 대서양과 도시를 응시하고 있는 해발 1067m에 달하는 테이블마운틴이다. 지명에서도 짐작할 수 있듯 이 멋진 산은 정상이 테이블처럼 평탄하다. 정상만 한 바퀴 둘러보는데 3~4시간이 소요될 정도로 넓은 테이블마운틴은 자랑거리도 많다. 그중 하나가 그곳에 서식하는 다양한 동식물이다. 테이블마운틴에서 서식하는 동물은 사슴과 사향고양이를 중심으로 케이프망구스와 원숭이 등이 있고, 식물의 종류는 영국 전역에서 찾아볼 수 있는 식물보다도 많다.
고가의 비용을 지불해야만 탑승이 가능한 블루트레인은 분명 쉽게 오르내릴 수 있는 기차는 아니다. 하지만 기차여행의 진수를 경험하고 싶은 이들이라면 꼭 한번 꿈꿔보기를, 도전해보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