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식스토리텔링 107가지 한여름에 땀 흘리며 먹는 육개장
한식스토리텔링 107가지
한여름에 땀 흘리며 먹는
육개장
육개장은 삼계탕, 개장국, 민어와 함께 손꼽히는 복날 음식이다. 고추기름이 빨갛게 뜬 국물에 밥을 말아 땀 흘려가며 한 그릇 비우고 나면, 속이 후련해지고 든든해지는 까닭에 예부터 회복기에 있는 환자들도 즐겨 먹었다.
개장국 대신 육개장
쇠고기 양지머리나 양, 곱창 등을 삶아서 찢고 대파, 토란대, 숙주나물, 고사리 같은 채소와 나물을 듬뿍 넣은 다음 고춧가루와 참기름, 마늘 등을 넣고 끓인 육개장은 얼큰하면서도 시원해 더위에 잃어버린 입맛을 되찾을 수 있다. 한여름 더위에 지친 몸을 추스르고 원기를 회복하는 데 먹는 보신 음식으로는 원래 개장국을 꼽았다. 복날을 뜻하는 ‘복’이라는 글자가 개를 의미하는 것으로 보아 여름철 보양식 하면 바로 개장국, 소위 보신탕이 대표적이었다. 육개장은 개를 먹지 못하는 사람들을 위한 대안으로 만들어진 음식이다. 병 치료나 회복기 외에는 개고기를 먹지 않았던 양반들이 개장국의 맛만큼은 포기할 수 없어 쇠고기를 썼다는 설도 있다.
땀 흘리며 먹으면 온몸이 개운해지는 육개장
육개장은 대표적인 ‘이열치열’ 음식이다. 고기를 푹 고아서 소화되기 쉬운 상태로 만든 음식이므로 위에 부담이 적고, 얼큰하게 끓인 까닭에 입맛을 자극해 더위에 지친 식욕을 돌려놓는 데에도 도움이 된다. 육개장은 원래 서울의 향토 음식이었다.
1930년대 초 처음으로 서울 공평동에 ‘대연관’이라는 식당이 지금의 육개장과 거의 비슷한 음식을 팔았는데 파를 아주 많이 넣었다고 한다.
여름에 유난히 무더운 대구 지역에서는 ‘대구탕’이라는 이름으로 쇠고기를 넣고 얼큰하게 끓인 국을 즐겨 먹는다. 지역 이름인 ‘대구’가 아니라 ‘큰 개탕’이라는 의미를 지닌 ‘大拘湯’인 것이다.
파를 듬뿍 넣어 잘 끓인 육개장은 얼큰하면서도 시원한 맛이 나고 누린내가 없으며 단백질이 풍부해 여름철의 고깃국으로는 아주 제격이다.
복날
복날은 음력 6월에서 7월 사이에 10일 간격으로 세 번 들어 있다. 초복, 중복, 말복인데 합해서 삼복이라고 한다. 삼복은 1년 중 가장 더운 기간으로 이때의 더위를 ‘삼복더위’라고 한다. 조선시대 궁중에서는 신하들에게 빙표(氷票)를 주어서 관의 장빙고에 가서 얼음을 타가게 했다. 복날에는 민어탕, 삼계탕, 육개장 등을 먹으면서 허약해진 체력을 보충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