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몸 안의‘냉(冷)’을 제거하라. 02 ★
★ 몸 안의‘냉(冷)’을 제거하라. 02 ★
“여름에 당신의 몸은 차가워졌다.”
뜨거운 여름에 몸이 차가워졌다니, 이게 무슨 말인가? 여름을 어떻게 보냈는지 되돌아보라. 하루 종일 선풍기나 에어컨 바람을 쐬고, 자주 찬물로 목욕을 하고, 차가운 것들을 많이 먹지 않았는가.
이불을 덥지 않고 잠을 자 아랫배나 발이 상대적으로 차가워지지 않았는가. 적어도 3개월 동안 그렇게 생활하면서 몸속은 점점 차가워져 ‘냉기(冷氣)’로 가득 차 있는 것이다.
원래 불기운(火氣)이 왕성한 여름에는 차가운 기운이 몸 안으로 들어가는 법이다. 동의보감(東醫寶鑑)의 설명을 보자. “여름에는 몸 안의 열이 바깥으로 나오고 음기가 속으로 들어간다. 몸 안에 음기가 많아지면 양기는 쇠약해지니 몸이 차가워지지 않을 수 없다. ”날이 더워지면 우리 몸은 균형을 이루기 위해 스스로 열을 밖으로 내보내고 차가운 것을 안으로 들여 보낸다는 이야기다. 그런데 여기에 더해 찬 것을 과하게 먹고 에어컨 바람을 쐬니 몸 속은 더 차가워질 수밖에 없다.
특히 땀을 흘리지 못하게 막아버리는 것이 심각한 문제다. 인간은 바깥 온도와 관계없이 항상 일정한 체온을 유지하는 ‘항온(恒溫)동물’이다. 날씨가 추워지거나 더워지거나 관계없이 체온은 늘 36.8도를 유지하게 되어있다. 여름에 체온을 자동으로 조절해 주는 것 중의 하나가‘땀’이다. 날이 뜨거우면 당연히 피부의 온도가 올라 갈 수밖에 없는데, 이때 우리 몸은 스스로 땀을 흘린다. 땀이 증발하면서 몸의 열을 빼앗아 체온을 일정하게 유지한다. 그런데 에어컨 바람을 쐬면 땀을 흘릴 일이 없다. 여름에 물은 많이 마시는데 땀을 안 흘리면 어떻게 되는가? 당연히 체내에 수분이 남아돌고, 남아 도는 수분은 몸을 차갑게 만든다. 게다가 찬 것을 자꾸 먹게되니까 냉병(冷病)이 안 걸릴 수가 없다.
이제 여름은 다 지나갔다. 한여름에도 족탕(足湯)이나 반신욕, 아랫배 찜질 등으로 상반신에 비해 하반신을 따뜻하게 해주었어야하는데 그렇지 못했다. 그렇다면 빨리 손을 써야한다. 여름동안 몸에 들어온‘냉(冷)’을 몰아내야한다. 만약 차가워진 몸을 그대로 방치해둔다면 가을에 몸살, 감기, 급격한 원기 저하 등의 피해를 입게될 것이다.
“뱃속에 얼음(冷氣) 들어가면
몸 망가지고 인생에 살(煞)이 낀다.”
혹시 평소에 다음과 같은 증상이 나타나고 있는지 살펴보라.
아무리 잘 먹어도 몸이 기운이 없다.
늘 무기력하고 삶에 의욕이 없다.
매사에 짜증이 나고 대인관계에서 잦은 문제가 발생한다.
자주 혈압이 오른다.
목과 어깨가 굳고 통증이 있다.
자주 우울한 기분에 빠진다.
가슴이 답답하고 얼굴에 열이 오른다.
열이 목덜미나 머리 뒤까지 올라가는 것을 느낀다.
만약 위와 같은 증상에 시달리는 사람이라면 배에 손을 얹어보라. 십중팔구 배가 차가울 것이다. 배가 항상 차가운데도 위와같은 증상이 나타나지 않는 경우는 드물다. 반대로 배가 항상 따뜻한 사람이 위와같은 증상으로 시달리는 경우도 별로 없다.
잘 알다시피 배에는 위·간·십이지장·신장·방광·비장·췌장 등 인체의 주요장기가 몰려 있다. 따라서 배가 따뜻하다는 것은 내장기관이 따뜻하다는 것이고, 내장 기관이 따뜻하다는 것은 피가 잘 흐르고 있다는 이야기다. 뜨거운 피가 온몸에 잘 소통되고 있기에 내장이 따뜻한 것이다. 잘못된 생활로 인해 뱃속에 얼음이 들어가면, 즉 냉기가 쌓이면 혈관이 오그라들어 피의 순환이 나빠지게 된다. 피의 순환이 나빠지면 다시 온몸이 차가워진다.
하는 일마다 꼬이고 대인관계가 잘 풀리지 않고 정서적으로 늘 불안한 상태에 있을 때 흔히 ‘살(煞)’이 끼었다고 한다. 살(煞)은 사람을 헤치는 사악한 기운을 말한다. 살이 끼는 이유 중의 하나는 몸의 기운이 잘 소통되지 않고 정체되기 때문이다. 잘못된 생활로 뱃속에 냉기가 쌓이면 몸의 뜨거운 기운(심장의화
기)이 아래로 내려가지 못하고 자꾸 위로 뜨게 된다. 이처럼 되는 것을 ‘상기(上氣)’라고 한다. 심장과 머리는 과열(過熱)되고 배 아래쪽은 상대적으로 차가워져 인체의 상하가 심한 불균형 상태에 빠지게 된다. 인체의 상부에 남아도는 기운이 순환되지 못하고 막혀버린다.
바로 이런 몸에 나쁜 기운이 몰려들어 불운한 상태, 즉 살이 끼게 되는 것이다. 우울증이나 심리적 불안, 판단력 상실 등도 같은 이유에서 비롯된다. 일본의 면역요법 전문의인 이시하라 유미에 따르면 우울증에 걸린 사람들을 조사해보니 모두 배가 차가웠다고 한다.
자고로 배가 따뜻해서 생기는 병은 없다. 배가 차갑기 때문에 병이 생기는 것이며, 병이 있기 때문에 배가 차가운 것이다.
위·간·신장·방광·췌장 등 인체의 주요장기가 몰려 있는
배는 자동차의 엔진에 해당한다. 엔진이 식어 있으면
자동차에 시동이 걸리지 않는 것처럼 배가 차가우면 몸에
시동이 걸리지 않는다. 예로부터 배를 따뜻하게 하는
건강법은 있지만 배를 차갑게 하는 건강법은 없다.
※월간 <인산의학> 2010년 9월호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