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식스토리텔링 107가지
국수 와 면류
입맛 없는 날, 매콤하게 비벼먹는 한 끼
비빔국수
비빔국수는 원래 간장 양념에 버무려 먹는 음식이었다. 궁중에서 주로 만들었던 음식인 만큼 들어가는 재료는 화려하다. 1849년에 편찬한 *동국세시기에서는 “메밀국수에 잡채, 배, 밤, 쇠고기, 돼지고기, 참깨기름, 간장 등을 넣어 섞은 것을 골동면(骨董麵)이라 한다”는 말로 요즘 비빔국수의 원형을 소개하고 있다.
한국전쟁 이후로 먹게 된 고추장 비빔국수
골동이란 ‘뒤섞는다’는 의미가 함축되어 있는 말이다. 1919년에 편찬한 *시의전서라는 책에서는 “황육을 다져 재워서 볶고, 숙주와 미나리를 삶아 묵을 무쳐 양념을 갖춰 넣은 다음에 국수를 비벼 그릇에 담는다. 그 위에 고기 볶은 것과 고춧가루, 깨소금을 뿌리고 상 위에 장국을 함께 놓는다”고 했다. <동국세시기>나 <시의전서>를 보면 비빔국수야말로 고기부터 온갖 잡채, 양념을 넣어 버무린 최고의 별식이었음을 알 수 있다. 궁중 별미로밖에 먹을 수 없었던 이 골동면에 쓰인 주재료는 메밀국수. 왕실이라도 귀하디귀한 밀가루 국수는 쉽게 접할 수 없었던 모양이다. 고추장이나 김치를 넣어 비비는 요즘 같은 비빔국수를 먹기 시작한 것은 밀가루가 흔해진 이후의 이야기.
*동국세시기(東國歲時記) 조선시대 말기의 학자 홍석모(洪錫謨)가 지은 세시풍속서. 한국의 연중 행사와 풍습을 설명한 책이다.
*시의전서 19세기 말엽의 요리책으로 지은이는 알 수 없다. 조선시대 후기의 전통 한국 음식을 잘 분류해서 정리했으며 비빔밥이란 용어가 문헌상 처음으로 등장한 책으로 알려져 있다.
커다란 쟁반에 푸짐하게 담아내는
쟁반국수
쟁반국수는 막국수 집에서 2~3인용 막국수를 쟁반에 담고 푸짐한 고명을 얹어 먹음직스럽게 담아낸 것이 인기를 끌면서 1990년대 이후 유행하기 시작한 음식이다. 매운 양념장을 얹어 비벼 먹는 국수로 비빔국수와 비빔냉면의 중간 형태를 띤다.
섞어 먹고, 나눠 먹는 한국인의 취향에 맞는 국수
쟁반국수란 말 그대로 쟁반에 담아 먹는 국수인데 멀쩡한 그릇을 두고 왜 하필이면 넓적한 쟁반에 국수를 담아내는가가 핵심이다.
쟁반국수의 첫 번째 특성은 비빔국수에 속한다는 것. 각종 채소를 푸짐하게 넣어 비빈 쟁반국수는 무엇이든 섞어 먹길 좋아하는 한국 사람의 입맛에 딱 맞는 국수 음식이다. 두 번째 특성은 한 가지 음식을 여러 사람이 나눠 먹길 좋아하는 한국인의 심리에 걸맞은 ‘나눔 음식’이라는 것. 친한 사람들과 함께 정을 나누며 먹을 수 있는 음식이 바로 쟁반국수다.
양을 조절해가며 먹을 수 있다는 것도 쟁반국수의 미덕 중 하나다.
쟁반국수로 다이어트하기
쟁반국수는 ‘국수 반, 채소 반’이라는 말이 딱 어울린다. 상추, 쑥갓, 오이, 당근 등의 채소를 듬뿍 넣어 비빈 음식이기 때문이다. 삶은 고기나 달걀을 넣기도 하지만 주재료는 역시 풍성한 채소. 이것은 양껏 먹어도 칼로리는 그리 높지 않다는 것을 의미한다. 쟁반국수가 다이어트에 좋은 음식이라는 것도 그 때문이다. 국수보다 채소를 듬뿍 먹을 수 있고, 남들과 함께 먹기에 조금만 먹어도 그다지 티가 나지 않는다. 드러내지 않고 다이어트하기에 딱 좋은 음식, 바로 쟁반국수다.
'건강/의학/요리 > 건강한 밥상' 카테고리의 다른 글
한식스토리텔링 107가지 - 고려시대부터 먹어온 별식 만두 (0) | 2018.05.02 |
---|---|
건강을 위한 생식, 로푸드와 홀푸드 제대로 알기 (0) | 2018.04.25 |
활력과 생기를 불어넣어 줄 봄철 대표 식재료 4가지 (0) | 2018.04.20 |
팥의 효능, 요리와 이용 방법 (0) | 2018.04.20 |
봄 제철식품 100% 즐기기 (0) | 2018.04.19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