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민세대’를 아시나요?
無(없다) + Mean(의미) + 세대
끊임없이 도전하고 치열하게 경쟁하며 ‘성공’을 향해 가던 청년들이 아무 목표도 의미도 찾을 수 없는 것들에 눈을 돌리기 시작했다. 청년들은 더 이상 ‘성공해야 한다’는 강박에 자신을 옭아매지 않는다.
청년들은 지금 “왜 꼭 무엇이 되어야 하지? 난 아무나가 될 거야!”라고 말하며 홀가분한 일상을 누리려 하고 있다.
무민세대란?
‘성공한 사람’이 될 것을 강요당하던 삶을 거부하고 홀가분한 일상을 살기 위해 ‘무자극, 무맥락, 무위휴식’을 꿈꾸는 2030 청춘들을 가리켜 ‘무민세대’라고 부른다. 무민세대는 ‘無(없다) + Mean(의미) + 세대’의 합성어로 특별함보다 평범함 속에서 행복을 찾고, 무의미 속에서 의미를 찾는 젊은 세대의 특징을 나타내는 말이다.
최근 생겨나고 있는 신조어들이 현 사회에 대한 비판과 풍자를 내포하고 있듯 무민세대 역시 같은 맥락에서 볼 수 있는데, 전문가들은 젊은 세대들이 받고 있는 사회적 압박이 자조적인 분위기를 만들었고, 그것이 무민세대라는 신조어를 낳았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무민세대에게 선물은 쓸모없음?
무민세대를 특징짓는 놀이 가운데 ‘쓸모없는 선물 교환하기’가 있다. 고급 신발 상자 안에 짚신을 넣어 선물하거나, 2018년도에 2017년도 달력을 증정하거나, 건강을 챙기라며 먹을 수 없는 장난감 과일을 주거나, 여자에게 면도기를, 남자에게 여성용 액세서리를 선물하는 식이다. ‘쓸모없는 선물 교환하기’는 몇 년 전부터 일부 모임이나 온라인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이뤄졌다가 지난 연말연시 누리꾼들이 SNS에 적극적으로 사진을 공유하면서 확산됐다.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쓸모없는 선물로 무엇이 좋냐’는 질문 글만 400여 건 넘게 게시됐고, SNS에는 누가 봐도 쓸모없는 물건들 사진이 줄줄이 올라왔다. 이를 두고 왜?, 무엇 때문에? 라고 묻는다면 무민세대는 이렇게 말할 것이다.
“아~무 의미 없어요!”
쉴 때 역시 아~무 의미 없이
자칭타칭 무민세대는 쉬는 시간이야말로 의미 없게(?) 보낸다. 예를 들면 파도치는 장면이나 어항 속 물고기가 노는 장면, 모닥불이 타오르는 모습이 나오는 유튜브 영상 또는 TV 화면을 아무 생각 없이 보는 것이다. 그렇게 무자극 영상을 보며 긴장을 푸는 무민세대에게 여행을 하거나 맛집을 찾아다니는 것은 관심 밖의 일이다. 무민세대의 관심은 오직 특별하지 않은 것, 대단치 않은 것에 있다. 이는 화려하고 자극적인 것에 질린 20대가 보통의 존재에 눈을 돌리게 되는 현상을 빗댄 ‘노멀크러시 Normal(보통의)+Crush(반하다).’와도 맞닿아 있다.
‘아무것도 안 함’에는 아무 의미도 없을까?
녹록지 않은 환경 속에서 아무리 노력을 기울여도 미래를 담보하기 어렵고 ‘더 빨리’를 추구하는 세상의 속도는 스트레스로 다가온다. 그래서 청년들은 의미 있는 일을 해야 한다는 강박관념에서 벗어나 아무것도 안하고 싶은 건지도 모른다. 모 카드사 광고에 나오는 “아무 것도 안 하고 싶다. 이미 아무것도 안 하고 있지만, 더 격렬하게 아무것도 안 하고 싶다”는 카피처럼 말이다.
그렇다면 정녕 아무것도 안 함에는 아무 의미도 없을까? 〈아무것도 하지 않을 권리〉의 저자 정희재는 아무것도 하지 않고 보내는 시간이야말로 무엇인가를 해야만 하는 인생을 버틸 수 있는 여유와 창의력을 길러준다고 이야기한다.
〈당신은 지루함이 필요하다〉의 저자인 교육철학박사 마크 A. 호킨스는 지루함이야말로 우리가 자각하지 못했던 인생을 깨닫게 해줄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하고 있다.
이들의 말대로라면 무민세대를 걱정의 시선으로만 볼 일은 아닌 것 같다.
무엇이 되지 않아도 괜찮다는 마음, 아무것도 하지 않는 지루함의 시간, 그렇게 무민세대가 보여주고 있는 것들을 껍데기가 아닌 삶의 본질에 가까이 가는 걸음으로 보아도 좋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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