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아름다운 인생/삶의 지혜/상식

보통의 평범한 존재가 되고 싶다 - '노멀크러시(Normal+Crush)'

보통의 평범한 존재가 되고 싶다

'노멀크러시(Normal+Crush)'

 

유통업계, 제조업계, 심지어 금융업계까지 시장에 가장 영향을 많이 미치는 소비층은 바로 2030세대입니다. 20~30대 젊은층의 생활과 소비 트렌드는 시대의 변화만큼이나 갈수록 빠르게 변화하는데요. 그와 관련된 새로운 용어들도 많이 탄생하고 있습니다.


노멀크러시란?

노멀크러시란 평범한을 뜻하는 노멀(normal)’반하다를 뜻하는 크러시(crush)’의 합성어로 특별하고 화려한 것보다 일반적이고 평범한 보통의 정서를 추구하는 것이 바로 노멀크러시입니다. 

몇 년 전만 하더라도 2030세대는 SNS에 명품시계나 가방 등 사치품을 자랑했지만, 최근에는 작은 인테리어 소품, 벽지 등 지극히 평범하고 일상적인 것을 공유하고 있습니다. 청년들이 보통을 꿈꾸게 된 이유는 타인에게 공감받고, 공감하고 싶은 마음 때문입니다.

이 시대 청년들은 누구보다 열심히 살고 있지만, 청년 실업과 경기 불황 등으로 고통받고 있습니다. 요즘은 과거와 같은 드라마틱한 삶의 질 향상을 기대하기 어려워, 큰 목표를 가져도 달성할 수 없다는 것을 깨달으며 개인이 이룰 수 있는 소소한 목표에 집중하는 모습을 보이는 것인데요.

 

노멀크러시 사례


1. 놈코어(normcore)

놈코어란 평범한을 뜻하는 노멀(normal)’철저함을 뜻하는 하드코어(hardcore)’의 합성어로 평범함을 추구하지만 평범하지 않은 패션을 말 합니다. 티셔츠, 니트, 청바지, 스니커즈와 같은 기본적인 패션 아이템으로 꾸미지 않은 듯 편안한 느낌을 주지만 그 안에 자기만의 핵심 포인트를 담아낸 패션인데요. 이는 다르지 않음에서 오는 자유로움을 추구하는 태도로서 그 무엇보다 편한 것을 추구하는 2030세대의 트렌드를 느낄 수 있습니다.


2. ASMR 영상

ASMR이란 자율감각 쾌락반응(Autonomous Sensory Meridian Response)의 약자로 ASMR 영상은 우리 기억 속에 좋은 느낌으로 남아있는 감각들(나무 타는 소리, 머리 빗는 소리)을 여러 도구로 재현, 이어폰을 통해 뇌를 자극해 심리적인 안정을 유도합니다. 일상에 지쳐있는 2030세대에게 삶의 여유를 주는 것인데요. 음식을 먹는 소리, 글을 읽어주는 소리 등 평범한 소리 영상의 조회수는 수십만에 달하기도 합니다.


3. 일상에 공감하는 TV예능

노멀크러시에 영향을 받은 예능 나 혼자 산다<출처 : iMBC 홈페이지>

유행에 민감한 TV 예능 프로그램 역시 노멀크러시의 영향을 받았습니다. 연예인들의 자극적이고 가식적인 모습을 보여주기보다는 <윤식당>, <효리네민박>, <나혼자산다> 등 소소한 일상을 다루고 마음의 위안을 가져다주는 프로그램이 인기를 끌고 있는데요. 이는 연예인이라고 해서 크게 다르지 않다는 것을 확인하고, 이들의 삶에서 나와 다르지 않다는 공감과 대리만족을 얻었기 때문입니다.


4. 소박하고 편한 공간

청년들은 만남의 장소로 기존 번화가인 강남, 홍대, 종각 등보다 한적하고 소박한 매력을 느낄 수 있는 부암동, 익선동, 망원동 등을 찾아가고 있습니다. 이들의 공통점은 모두 평범한 옛 동네의 모습을 간직한 골목길이라는 것인데요. 이 골목들에서 볼 수 있는 소소한 동네 책방마저 핫플레이스가 됐습니다. 주인 취향대로 고른 책을 보는 것에 소소한 재미를 느끼며, 술집 대신 편의점에서 맥주를 마시거나, 테이블 몇 개 없는 식당을 찾아 골목길을 헤매는 것에 편안함과 소박함을 느끼는 것입니다.


무민세대! <+ Mean + 세대>

보통의 평범함 속에서 행복을 찾던 2030세대는 무민세대라고도 할 수 있습니다. 노멀크러시에서 파생되었다고 볼 수 있는 무민세대<(없다) + Mean(의미) + 세대>가 합쳐진 신조어입니다. 바쁘게 경쟁하며 끊임없이 새로운 자극을 찾아 나서던 20대가 의미 있는 일을 해야 한다는 강박에서 벗어나고 싶다며 무의미한 것들에 눈을 돌리기 시작한 것인데요. 이들은 훌륭한 사람이 되자는 강박을 내려놓고, 의미 없어도 되니 홀가분한 일상을 살겠다며 무자극, 무맥락, 무위(無爲) 휴식을 꿈꿉니다.

무민세대는 상대가 좋아할 선물을 고르는 과정 자체가 스트레스라고 생각해 상대에게 의미 없는 선물을 합니다. 쉴 때도 의미를 찾지 않고 생각하지 않는데요. 파도치는 장면, 어항 속 물고기가 노는 장면, 모닥불이 타오르는 모습 등 의미 없는 지루한 유튜브 채널을 보곤 합니다. 무자극 영상을 보며 멍하니 시간을 보내다 보면 긴장을 푸는 것인데요. 이는 팍팍한 일상 속에서 어떻게든 여유를 가지려는 젊은이들만의 삶의 방식으로, 무민세대는 의미 없음이 아니라 무의미에서 끊임없이 의미를 찾는 세대라 할 수 있습니다.

성공에서 벗어나 평범함에 공감하는 2030세대가 만들어낸 노멀크러시 트랜드는 평범하게 산다고 해서 대충 사는 것, 그냥 되는대로 살아가는 것은 아닙니다. 남들이 보기에 성공한 삶은 아닐지라도 순간순간의 소중함을 잃지 않고, 좋아하는 것을 행하며 평범한 행복에 가치를 두는 것이 노멀크러시 아닐까요?

<출처:기획재정부,코레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