멸치도 생선이냐고 말들을 한다. 작은 몸체를 빗대 하는 말 일게다. 마르고 빈약한 체격을 가진 사람을 ‘멸치’라고 부르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그러나 이는 제대로 된 죽방멸치를 봤다면 할 수 없는 말이다. 살이 통통 올라 어른 손가락보다 튼실한 죽방멸치를 본다면 ‘약골=멸치’라는 공식은 깨끗이 사라질 것이다. 작고 비틀어진 멸치는 잊고 진정한 멸치를 만나러 가보자. 멸치는 청어목에 속하는 바닷물고기다. 멸치도 어엿한 생선이란 말씀이다.
멸치의 변신은 무죄…회, 찌개, 구이로 맛봐요!
멸치를 회로 먹는다고? 요 작은 녀석을 어찌 회로 먹느냐고 물으신다면? 성질 급하기로 따지자면 따라올 생선이 없는 멸치지만 분명히 회로 즐길 수 있다. 멸치회는 신선한 멸치의 머리와 내장을 제거하는 것에서 시작한다. 손질한 생멸치를 막걸리 식초에 담가두었다가(혹은 양념장에 넣어) 각종 채소와 새콤달콤 매콤한 양념을 더하면 완성이다. 멸치의 비린내는 막걸리 식초가 잡아준다. 이 방법은 저장 시설이 발달하기 전, 먹고 남은 생멸치를 막걸리에 넣어 보관하던 풍습에서 시작했다.
물론 멸치를 회로만 먹는 건 아니다. 요리로 맛보자면 앞서 소개한 멸치회를 필두로 멸치쌈밥, 멸치구이도 있다. 매년 이맘 때면 가장 맛 좋은 멸치를 맛볼 수 있어 3~4월을 멸치회 제철로 친다. 여름까지도 멸치잡이를 하지만 6월이 넘어가면 뼈가 억세지기 때문이다.
멸치쌈밥은 통멸치에 고춧가루와 마늘, 시래기를 넣어 자작하게 끓여낸 멸치찌개의 멸치를 쌈에 싸서 맛보는 메뉴다. 통통하게 살이 오른 멸치는 급이 다르다. 고소하고 부드러운 멸치에 칼칼한 양념이 더해져 밥반찬으로도, 안주로도 좋다. 멸치쌈밥의 원조로 알려진 남해에선 멸치찌개와 막걸리가 새참 메뉴로 인기였단다. 멸치를 통째로 구운 멸치구이는 마니아들이 즐기는 메뉴다.
멸치요리 남해와 통영, 부산 기장에서 맛봐요!
봄날의 멸치회, 어디로 맛보러 가면 좋을까? 멸치는 경남 남해를 필두로 한려수도 인근에서 많이 잡힌다. 남해와 통영이 대표적이다. 여기에 부산 기장을 더할 수 있다.
먼저 남해부터 살펴보자. 남해에 들어서면 부채 모양으로 촘촘하게 박아놓은 참나무 말뚝이 보인다. 남해 별미 ‘죽방멸치’를 잡는 죽방렴이다. 조선시대부터 조수간만의 차가 큰 해역에서 사용된 전통어로법이다. 조수간만의 차가 크고 물살이 센, 수심 얕은 갯벌에 참나무 말뚝을 V자로 박고 대나무로 그물을 엮는 방식으로 물고기를 잡는다. 남해의 삼동면과 창선도를 잇는 창선교 주변 지족해협에 죽방렴이 모여 있다. 지족해협은 예로부터 물살이 세기로 유명했다.
남해에서 멸치요리를 맛보고 싶다면 삼동면이나 미조면으로 가야 한다. 이곳에 유명 멸치 전문점들이 자리한다. 모두 남해읍에서 제법 먼 거리이기 때문에 먼저 여행 동선을 짠 후에 따라 움직이는 편이 좋다. 남해 뿐 아니라 통영을 포함한 인근 해안가에서도 멸치회를 맛볼 수 있다.
부산으로 들어서는 관문, 기장의 대변항도 ‘멸치 맛기행’에 빼놓을 수 없는 곳이다. 이곳에서는 매년 4월 말 멸치축제가 열린다. 올해는 4월19일부터 4월22일까지 4일간 열릴 예정이다. 축제의 흥을 돋우는 퍼레이드와 멸치회 무료시식, 맨손잡이, 불꽃쇼는 기본. 은빛 멸치물결로 일렁이는 ‘멸치털이’가 장관이다.
회로도, 익혀 먹어도 맛있는 멸치. 봄날을 보내고 여름을 맞이하는 아련한 봄 끝자락. 멸치회로 입안의 봄맛을 만끽해보는 것은 어떨까.
<출처 : 건강보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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