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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식스토리텔링 107가지 - 잔치국수

한식스토리텔링 107가지

국수 와 면류

잔칫날에나 먹을 수 있었던 별식

잔치국수

소면에 뜨겁고 맑은 육수를 부어 호박, 잘게 썬 김치, 김 등을 얹은 것으로, 결혼식과 같이 경사스러운 날에 즐겨 먹는 음식이다. 오늘날에는 흔하고 값싼 음식이 되었지만 조선시대까지만 해도 혼례 때나 먹을 수 있는 호사스러운 음식이었다. 실제 송나라 사신이 기록한고려도경잡속(雜俗) 편에는밀가루 값이 비싸 성례 때가 아니면 먹지 못한다.”고 기록되어 있다. 당시에 서민층은 혼례라도 해야 밀가루로 만든 국수를 맛볼 수 있을 만큼 귀한 음식이었다. 국수가 잔칫집의 대표 음식이 된 것은 긴 면발이 장수의 뜻을 담고 있다는 믿음에서 비롯되었지만 귀한 밀가루로 만들기 때문이기도 했다.

 

결혼식에는 잔치국수

잔치국수는 예전부터 마을 잔치의 대표 음식으로 쓰인 손님 접대 음식이었다. 특히 결혼식 날에는 꼭 국수를 대접했는데 신랑 신부의 인연이 오래도록 이어지기를 기원하는 뜻을 담고 있어 결혼식에 가는 것을 국수 먹으러 간다.’고 하고, 결혼 계획을 물을 때는 언제 국수 먹여 줄거냐?’라고 묻는 것이 한국인의 오랜 풍습이다.

결혼식에 잔치국수 대신 갈비탕이 올라야 손님 대접을 제대로 했다고 생각하던 시기도 있었다.

고기 소비량이 늘어나기 시작한 1980년대 이후의 이야기인데 요즘은 다시 본래의 축하나 장수의 의미를 살려 잔치국수를 대접하는 경우가 늘어나고 있는 추세. 집에서 해먹을 때는 양념간장이나 애호박볶음 정도만 올려 소박하게 먹지만 행사음식으로 쓸 때는 고기볶음과 달걀지단, 석이채, 미나리 같은 웃기를 색스럽게 얹어 고급스러운 이미지를 살리기도 한다.

 

고기 국물에서 멸치 국물로

장국수라는 말이 있듯, 원래는 고기 국물을 사용하지만 요즘은 멸치 국수가 대세. ‘장국은 잘게 썬 쇠고기를 볶다가 물을 부어 끓이는 것을 말한다. 잔치국수는 술술 넘어가는 그 맛도 좋지만 육수의 시원하고 담백한 맛도 입맛을 당긴다. 장국에 말아낸 국수는 5일에 한 번씩 열리는 장터에서 국밥과 함께 가장 많이 먹는 간편식이기도 했다. 미리 삶아 타래를 지어놓은 국수에 가마솥에서 설설 끓여낸 장국을 붓고 고명만 얹으면 수백 그릇도 손쉽게 만들 수 있었기 때문이다. 미리 삶은 국수를 그릇에 담고 뜨거운 국물을 부었다가 따라내는 것을 두세 번 하면 국수가 따뜻하게 데워지는데 이것을 토렴한다고 한다. 

국수 쫄깃하게 삶기

국수는 즉석에서 삶아서 먹어야 쫄깃 쫄깃한 맛이 제대로 산다.

큰 냄비나 솥에 물을 넉넉히 끓이다가 국숫발을 헤치면서 넣고 곧바로 잘 저어가며 삶는데 끓어오르면 찬물을 한 그릇 붓고 가라앉힌 다음 잠시 더 삶아서 찬물에 헹군다.

찬물에 힘껏 치대야 풀기가 빠져 매끄럽고 탄력이 있다.

잔치국수는 위에 올리는 고명을 얼마나 섬세하게 만드느냐에 따라 최고급 초대음식이나 파티 요리로 변신시킬 수 있다.

상차림 메뉴 구성

잔치국수의 주재료인 밀가루에는 라이신이나 트레오닌과 같은 아미노산이 부족하여 단백질이 풍부한 식품과 같이 먹는 것이 좋다. 전유어나 편육을 함께 먹으면 영양 보충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상차림 식기 구성

식기는 국물이 많은 잔치국수 특성상 볼이 깊고 넓은 흰색 사기그릇을 사용한다. 나머지 반찬은 소박한 국수 요리에 다채로운 분위기를 주기 위해 긴 사각 그릇에 반찬을 일렬로 늘어놓아 마치 잔치 음식처럼 풍성해 보이도록 구성한다.

 

상차림과 어울리는 반찬

무생채 대신에 도토리묵무침이나 배추겉절이로 대체해도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