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리 보는 동전 없는 사회
현금을 가지고 다니는 일이 부쩍 줄었다. 먹고, 마시고, 이동하는 일 등이 카드 하나로 다 해결되는 세상이기 때문이다. 그래서인지 얼마 안가 현금이 완전히 사라질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이러한 전망은 한국은행이 4월부터 '동전 없는 사회' 시범사업을 시행하겠다고 밝히면서 더 힘을 얻고 있다. ‘현금 없는 사회’로 가는 중간 단계가 ‘동전 없는 사회’인 까닭이다.
동전 없는 사회로의 전환, 결제방법의 혁신, 핀테크 사회란 어떤 것인가?
화폐의 형태와 그 화폐가 거래되는 방법, 그 운용시스템, 인프라 형태는 끊임없이 변화해 왔다. 새로운 모습의 디지털 화폐, 혁신적인 거래 및 지불시스템, 핀테크 사회로의 전환이 가속화되고 있다.
금융(Finance)과 기술(Technology)을 융합(Finance+Technology)한 용어인 핀테크(Fintech)는 기존의 금융산업에 혁신적 기술과 비즈니스 모델을 적용시켜 새로운 모습의 금융 서비스와 상품을 만들어 낸다. 컴퓨터에 의한 제3차 IT혁명에서 IT 대융합으로 이어지는 제4차 혁명인 핀테크 혁명은 새로운 모습의 화폐, 혁신적인 거래 및 지불시스템 도입, 새로운 금융 산업의 태동을 예고하고 있다.
동전 없는 사회가 되면 금융 산업에 어떤 변화가 오나?
새로운 결제 서비스의 대안으로 모바일 결제, IC카드 결제, 카드 ARS 결제 등 다양한 결제수단 시스템이 도입될 것이다. 또한 아는 사람 간 P2P 거래, 국제송금 P2P 렌딩, 크라우드펀딩 등 새로운 변화도 예고되고 있다. 인터넷 은행, 로보어드바이저, 블록체인, 비트코인 등의 출현도 예상된다. 스마트폰 기반의 영상통화 솔루션, 일회용 토큰 인증(보안강화) 방식 등이 개발되어 비대면 채널 및 모바일 결제 시장 등이 확대되는 등 금융 시장 변화가 가히 산업혁명 수준이 될 것이다.
소비자에게도 많은 변화가 온다. 예를 들면, 개인별 결제 서비스로써 과거 고객의 소비 패턴을 분석해 과거와 다른 거래양상을 보일 때 인증절차를 추가로 요구하는 등의 안전시스템 구축도 가능하다. 또 다른 실제 예를 들면, 런던 시민들은 ‘파크라이트(Park right)’ 애플리케이션을 통해 주변의 주차 가능한 공간을 찾는 것은 물론 결제까지 원스톱으로 해결할 수 있다. 처음 사용할 때 신용카드를 등록하면 현금을 안 갖고 다녀도 된다. 전자상거래 지급결제서비스와 플랫폼을 제공하는 스웨덴의 핀테크 업체는 E-mail, 우편번호, 청구·배송지 입력만으로 간편 결제가 가능한 원클릭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배송 후 지불옵션 선택 시 실물카드 없이도 모바일, 태블릿 PC로 시간과 장소에 구애 받지 않고 온라인 쇼핑이 가능하다. 모바일 지급결제 플랫폼을 갖춘 신용카드사는 후불결제를 원하는 이용자의 지급결제를 보증하는 방식으로 후불결제서비스 도입이 가능하다. 뿐만 아니다.
해외송금 간편 서비스로써 환전 없이 해외로 송금할 수 있도록 해주는 새로운 형태의 핀테크 업체, 금융기관을 통하지 않고 여러 사람이 협력하는 개인 간 거래(P2P) 방식의 클라우드소싱 외환거래 시스템이 출현할 것으로 보인다.
요즘 ‘크라우드펀딩’이라는 용어가 자주 등장하는데 어떤 의미인가?
크라우드펀딩 즉 P2P 금융이란 금융과 정보통신기술(IC丁)이 융합된 금융형태로 초저금리 시대의 투자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다.
P2P 금융은 십시일반으로 대중(crowd)이 자금을 모아(funding) 투자하는 크라우드펀딩의 일환으로 사회공익활동이나 문화예술활동을 지원하기 위한 후원형, 대출 금리를 약속하지 않고 사업 성과에 따라 지분이나 배당을 받는 지분형, 원금과 투자금에 따른 고정 이자를 받는 대출형 등 다양하게 확대되고 있다. P2P 금융에 참여하는 투자자는 지난해 6월 말 기준으로 5만여 명으로 추정되고 있고 대부분 10만 원 정도의 소액자금을 투자하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외국의 P2P 투자자들은 본래 고령층 개인투자자들이 주를 이루었으나 최근에는 은행, 보험사, 헤지펀드 등 기관투자자들이 전체 자금액의 80%를 차지하고 있다. 미국의 P2P 차입자들은 대부분 자금의 차입이 어려운 2∼30대 사회초년생(최근에는 법인도 가능)이다. 영국의 P2P 투자자들은 주로 은행, 보험사, 헤지펀드 등 기관투자자나 거액자산가로 구성되어 있으며 미국과 달리 정부도 중소기업 및 창업 기업 지원을 위해 P2P 대출에 투자하고 있다.
가상화폐, 비트코인이란?
비트코인은 가상화폐로써 온라인상에서 물건이나 서비스를 사고 팔 수 있다는 점에서 화폐의 구실을 할 수 있다. 보통 화폐가 유통될 때는 거래내역을 알 수 있는 일종의 장부가 필요한데 비트코인은 블록체인이라고 하는 온라인 장부가 사용된다. 비트코인이 유통될 때 필요한 장부인 블록 체인 기술은 핀테크 영역에 필수불가결한 요소이다. 실명확인 증빙자료의 위ㆍ변조 여부를 확인 하는 것도 블록체인 기술로 가능하다. 기존 금융거래 시스템은 거래의 정당성을 입증하기 위해 신뢰할 수 있는 제3의 기관이 필요하지만 분산화 된 거래장부 내에서는 네트워크 참여자들 간의 합의와 검증을 통해 신뢰성을 확보할 수 있다.
새로운 결제방법으로 생체인증이 확대된다고 하는데 생체인증이란?
생체인증이란 서명 인증, 목소리를 이용한 성문(화자인증) 인증, 얼굴 안면 인증, 비대면 실명 확인, 무인화 기기 서비스를 통한 생체 인증 등이다. 스마트폰 지문인식, 손바닥 정맥, 지정맥, 홍채, 얼굴 형태, 정맥구조 등 신체적 특징과 서명 및 음성 등 행동적 특징으로 인증하는 방식이 널리 쓰일 것으로 보인다. 예를 들면, 소비자는 본인 스마트 폰에서 신분증 사진을 찍고 자신의 수기 서명을 스마트폰 터치패드에 등록하면 된다. 본인 확인을 위해서는 셀카로 자신의 얼굴을 스마트폰 카메라에 비추면 등록된 신분증의 사진과 대조하는 얼굴 안면 인식을 통해 자동으로 본인 일치 여부를 판정한다. 얼굴 안면 인식을 한 이후 스마트폰에 자신의 수기 서명(사인)을 입력하면 등록된 사인의 방향, 순서, 압력, 가속도, 소요 시간 등의 동적 행위와 일치 여부를 비교하여 본인 여부를 확인할 수 있다. 여기에 추가로 목소리 성문을 사용자가 선택하여 보안성을 강화할 수 있다. 예를 들어, 사용자는 다양한 생체 인증 수단 중에서 얼굴 + 서명, 얼굴 + 목소리, 서명 + 목소리를 선택할 수 있고 얼굴, 서명, 목소리 3가지 모두를 선택할 수 있게 된다.
지금까지 논의된 생체인증에 비생체인증을 추가할 수도 있는데 이를 생체복합인증이라 한다. 생체 복합인증은 생체와 비생체 수단의 결합을 의미하며, 생체 교차인증은 서로 다른 생체 인증 방식을 두 가지 이상 결합하여 사용하는 것을 의미한다.
생체인증 등 핀테크 산업의 문제점에는 어떤 것이 있을까?
모바일 결제를 비롯해 동전 없는 결제 수단은 편의성과 금전적인 혜택 및 이벤트 등 과도한 경쟁으로 인해 소비자 피해가 발생할 수 있다. 개인정보 유출 및 보안사건사고 발생이 우려된다. 구체적인 사례를 살펴보면 생체인증을 이용한 금융서비스는 언제든지 변경 가능한 비밀번호와 달리 생체정보가 외부로 유출되었을 경우 복구할 방법이 없기 때문이다. 즉 생체정보는 한번 탈취당하면 바꿀 수 없어 그 폐해가 크다. 예를 들어, 찰흙에다 손가락을 누른 후 실리콘으로 본을 뜨면 타인의 지문을 위조할 수 있다. 간편 결제 서비스와 비대면 거래가 늘어나면서 핀테크 기업들의 풍부한 보안 인력과 기술이 핀테크 산업 혁신에 가장 중요한 요건이라는 것이다.
모르는 사이 노출되는 개인정보, 어떻게 대처해야 할까?
개인정보는 공공재라고 우스갯소리처럼 말하지만 꼼꼼하게 개인정보를 관리한다면 극복할 수 있다. 개인은 사소한 정보라도 알아보지 못하게 하여야 한다. 예를 들면, 개인 앞으로 온 우편물이나 택배, 명함 등 개인 정보가 유출되지 않도록 우편물과 택배물은 가급적 빨리 확인해 회수하고 버릴 때에는 개인정보가 있는 부분을 타인이 인지하지 못하게 파기해야 한다. 또한 온라인 개인정보도 관리해야 한다. 스마트 기기는 외부 애플리케이션을 설치할 때 주의해야 하고 무료 애플리케이션이라고 해서 무작정 설치하는 건 좋지 않다. 메신저도 주의해야 한다. 어린이나 청소년은 게임 아이템이나 무료 쿠폰 등을 미끼로 개인정보를 요구할 때가 있어 주의해야 한다. 개인정보가 유출됐다면 한국인터넷진흥원(KISA) 보호나라 홈페이지를 통해 신고해야 한다. ‘에이∼ 설마∼’ 하는 사이에 소중한 내 정보가 범죄자들에 의해 악용되어 피해를 볼 수 있다는 점을 잊지 않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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